인천에서 비행기로 네 시간 반이면 닿는 다낭은 베트남 중부를 여행할 때 거점으로 삼기 좋은 도시다. 공항이 시내 한가운데 있어 도착하자마자 이동이 짧게 끝나고, 해변과 산과 옛 도시가 모두 한 시간 거리 안에 모여 있어 동선을 짜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처음 베트남을 찾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첫 일정을 그려 볼 수 있다. 직항 노선이 많고 비자 없이 머물 수 있는 기간도 넉넉해, 짧은 휴가를 알차게 보내려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이국적인 옛 도시의 정취가 마음에 든다면 훗날 모로코 마라케시의 메디나 골목으로 떠나는 여정과도 결이 통한다.
도심에서 즐기는 해변과 야경
다낭의 매력은 해변 휴양과 도시 관광을 한곳에서 이어 갈 수 있다는 데 있다. 길게 뻗은 백사장과 완만한 수심을 자랑하는 미케 해변(My Khe)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한낮보다 늦은 오후로 갈수록 햇살이 부드러워져 사진이 잘 나오고, 해변 도로변에 늘어선 해산물 식당 덕분에 물놀이를 마치고 곧바로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좋다. 파도가 잔잔한 편이라 수영이 익숙하지 않아도 부담이 적지만, 안전선 안쪽에서 노는 편이 좋고 우기에는 이안류가 생길 수 있으니 깃발 색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해변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손짜 반도가 솟아 있다. 산 중턱의 린응사에는 높이 67미터에 이르는 해수관음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어,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다낭 해안선이 시원하다. 오토바이를 빌려 반도 일주 도로를 도는 사람도 많은데,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그랩 차량으로 다녀와도 된다. 도심으로 돌아와 해가 지면 무대는 한강(Han River)으로 옮겨 간다. 용 모양으로 만든 용다리(Cau Rong)는 주말 밤이면 입에서 불과 물을 번갈아 뿜는 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보통 토요일과 일요일 밤 아홉 시에 시작하니, 시간에 맞춰 다리 동쪽 강변에 미리 자리를 잡아 두는 편이 좋다. 쇼가 끝난 뒤에도 강을 따라 사랑의 다리와 한강 다리까지 걸으면 한 시간 남짓한 야경 산책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도시 밖으로 떠나는 근교 코스

다낭의 진짜 매력은 도심을 한 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드러난다. 차로 사오십 분만 달리면 분위기가 전혀 다른 세 곳에 차례로 닿을 수 있다. 먼저 해발 1,400미터 산 위에 조성된 바나힐(Ba Na Hills)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데, 두 개의 거대한 손이 다리를 떠받치는 듯한 골든브리지(Cau Vang)가 이곳의 상징이다. 정상에는 프랑스풍 마을과 실내 놀이공원까지 갖춰져 있어 반나절을 통째로 보내도 지루하지 않다. 산 위는 평지보다 기온이 칠팔 도 낮으니 얇은 겉옷을 챙기고, 오전 일찍 올라가면 안개가 걷히기 전후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다.
좀 더 차분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다섯 개의 대리석 봉우리에 동굴 사원이 숨은 마블 마운틴(Ngu Hanh Son)이 있다. 계단이 가팔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편하고, 동굴 깊숙이 들어가면 천장 틈으로 한 줄기 빛이 떨어지는 장면을 만난다. 이런 고대 유적의 신비로운 빛이 좋았다면 페루 마추픽추 탐방 코스에서도 비슷한 감흥을 얻을 수 있다. 남쪽으로 삼십 분 거리의 호이안 구시가지는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번성한 무역항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이안 올드타운은 해 질 무렵 등불이 켜지면 낮과 완전히 다른 얼굴이 된다. 골목마다 색색의 등이 걸리고 강에는 소원을 비는 연등이 떠다녀, 저녁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일정을 권한다. 맞춤옷을 하루 만에 지어 주는 재단집이 많아, 일정을 넉넉히 잡으면 옷 한 벌을 맞춰 오는 재미도 있다.
여행 시기와 현지 팁
다낭은 건기인 2월부터 5월 사이가 가장 무난하다. 6월로 접어들면 습도가 부쩍 높아지고, 9월에서 11월은 우기라 비가 잦다. 일정은 사흘이면 시내와 근교를 두루 둘러볼 수 있고, 호이안이나 후에까지 더하면 닷새가 알맞게 떨어진다. 숙소는 미케 해변을 낀 리조트와 시내 호텔로 성격이 나뉘는데, 해변에서 느긋하게 쉬고 싶다면 바닷가 쪽이, 야시장과 식당가를 자주 오갈 생각이라면 한강 주변 시내가 편하다.
먹거리도 다낭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면에 적은 국물을 부어 비벼 먹는 미꽝, 쌀국수 분짜, 바삭한 반쎄오, 갓 구운 바게트에 속을 채운 반미까지 길거리에서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현지에서 택시를 탈 때는 그랩(Grab) 앱을 쓰면 값을 두고 실랑이할 일이 없고, 환전은 공항보다 시내 금은방 환율이 유리한 편이라 도착 직후에는 소액만 바꾸는 쪽이 이득이다. 끝으로 바나힐과 호이안을 같은 날에 몰아넣으면 하루가 너무 빡빡해지니, 두 곳은 따로 나누어야 체력을 아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