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 여행 가이드

아드리아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하나가 바다 위로 불쑥 솟아오른다. 크로아티아 남단의 두브로브니크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는 이 도시는 13세기부터 지중해 무역으로 번성했고, 그 시절 쌓아 올린 성벽과 골목이 지금도 거의 그대로 남아 옛 영화를 전한다. 한때 베네치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라구사 공화국의 중심지였던 만큼, 좁은 골목 하나에도 수백 년의 사연이 깃들어 있다.

성벽과 구시가지를 걷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핵심은 구시가지를 빙 두른 성벽을 한 바퀴 도는 데 있다. 약 2킬로미터에 이르는 성벽 길은 천천히 걸어 두 시간쯤 걸리는데, 걷는 내내 한쪽으로는 주황색 지붕이 빼곡한 구시가지가, 다른 쪽으로는 푸른 아드리아해가 번갈아 펼쳐진다. 중간중간 솟은 망루와 요새에 오르면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그늘이 거의 없으니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오르는 편이 좋고, 물 한 병을 챙겨 가면 도움이 된다. 한 바퀴를 돌고 내려오면 구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대리석 대로 스트라둔이 이어지는데, 반들반들 닳은 돌바닥이 이 길을 거쳐 간 수백 년의 인파를 짐작하게 한다.

Mount Srd Sunset

대로 양옆으로는 오노프리오 분수와 종탑, 프란체스코 수도원이 늘어서 있고, 수도원 안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 가운데 하나가 지금도 자리를 지킨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광장과 카페, 기념품 가게가 이어져 느긋하게 걷기에 좋다. 이 도시는 숱한 시련을 견뎌 냈다. 1667년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1990년대 분쟁으로 다시 상처를 입었지만, 고딕과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교회와 수도원, 궁전이 복원을 거쳐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끈질긴 보존의 가치를 인정받아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바다와 언덕에서 보는 전경

성벽 안만 걷다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도시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때 그 진가가 한층 또렷해지기 때문이다. 구시가지 뒤편의 스르지산에 케이블카로 오르면 도시 전체와 앞바다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특히 해 질 무렵 노을이 주황 지붕 위로 번지는 장면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힌다. 산 정상에는 전망 식당과 옛 요새가 있어, 노을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케이블카가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고 싶다면 걸어 오르는 길도 있지만 경사가 가파르니 체력을 가늠해 선택하는 편이 좋다. 산 위에서 도시를 굽어보는 전망이 좋았다면, 알프스 한복판으로 향하는 인터라켄 여행 가이드도 다음 목적지로 살펴볼 만하다.

로크룸섬에서의 하루

여유가 있다면 구항구에서 배로 십오 분이면 닿는 로크룸섬에서 한나절을 보내자. 숲과 바위 해변, 작은 수도원이 어우러진 조용한 섬이라 도심의 인파를 잠시 벗어나기에 좋고, 공작새가 한가로이 거니는 정원과 바닷물이 고인 작은 호수도 둘러볼 만하다. 다만 여름 성수기에는 크루즈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 골목이 무척 붐비니, 한적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5월이나 9월, 10월을 노리는 편이 낫다. 구시가지 안에는 차가 들어가지 못해 숙소까지 짐을 끌고 걸어야 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염두에 두면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성벽 입장료와 케이블카 요금이 묶인 통합권이 있으니, 일정에 맞춰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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